한국어 모국어 학습자를 위한 영어 발음 변별 연습
Right와 Light
어느 날 영어 녹음을 듣다가 이상한 장면을 보았다. 한 사람은 right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light라고 따라 했다. 둘은 몇 번이나 같은 듯 다른 소리를 되풀이했지만, 듣는 귀에는 두 소리가 자꾸 서로의 자리를 바꾸는 듯했다.
이런 일은 드물지 않다.
하나의 ㄹ, 두 개의 소리
한국어에는 ㄹ이 하나 있다. 그러나 영어에는 그 자리에 r과 l이 따로 서 있다. 한국어의 귀에는 하나의 길처럼 보이는 곳을, 영어는 두 갈래 길로 나누어 놓은 것이다.
여기서 혼동이 생긴다. 한국어에 소리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글자, 하나의 자음이 여러 일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의 ㄹ과 달의 ㄹ은 같은 ㄹ로 적히지만, 입안에서 움직이는 모양은 같지 않다. 한국어는 그 차이를 굳이 두 글자로 나누지 않는다. 영어는 나눈다.
right와 light의 차이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 right /raɪt/
- light /laɪt/
혀가 움직이는 자리
light를 말할 때
- 혀끝이 윗잇몸에 잠깐 닿았다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 소리는 맑고 가볍다
- 작은 문을 열었다 닫는 것처럼, 닿는 자리가 분명하다
right를 말할 때
- 혀끝은 앞쪽에 닿지 않는다
- 혀가 약간 뒤로 물러난다
- 가운데로 공기가 흐른다
right는 힘을 주어 만드는 소리가 아니다. 길이 한 번 안쪽으로 굽는 듯한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혀를 더 세게 움직이는 데 있지 않다. 하나로 보이던 길을 둘로 보는 데 있다. 한국어에서는 한 글자가 맡아 하던 일을, 영어에서는 두 소리가 나누어 맡는다. 바로 그 나뉘는 자리에서 right와 light가 갈라진다.
왜 처음엔 비슷하게 들릴까
처음 들으면 두 소리가 거의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조금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늘 자기 언어가 만들어 준 그물로 소리를 건져 올린다. 그 그물의 눈이 촘촘한 곳에서는 작은 차이도 잡히고, 성긴 곳에서는 큰 차이도 지나간다.
힘이 아니라 위치
발음할 때도 같은 원리가 있다.
r을 만들려고 혀를 지나치게 말아 올릴 필요는 없다. l을 만들려고 너무 세게 붙일 필요도 없다. l은 앞에서 잠깐 닿고, r은 닿지 않은 채 안쪽으로 물러난다.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라 위치이고, 크기가 아니라 방향이다.
- Turn right.
- Turn on the light.
두 문장은 첫소리 하나만 다르다. 그러나 한 문장은 길모퉁이를 가리키고, 다른 한 문장은 방 안의 불을 켠다. 소리 하나가 바뀌면, 세계도 작게 방향을 튼다.
한국어의 ㄹ은 하나의 방 안에 여러 물건을 함께 놓아둔 것과 같다. 영어의 r과 l은 그것을 두 방으로 나누어 둔 것과 같다. 처음에는 굳이 나눌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을 하나 더 만들고 나면, 전에는 한데 섞여 있던 것들이 저마다 제자리를 갖기 시작한다.
right와 light도 그렇다.
두 소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다만 같은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ㄹ로 듣던 자리에 작은 문이 하나 생기면, right는 right의 방으로, light는 light의 방으로 조용히 갈라져 들어간다.
두 소리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두 소리 들어보기]
영어 발음 변별 연습
Soundwise에서 이 소리 차이를 연습하기
Soundwise는 영어 최소 대립쌍으로 듣기 변별 연습을 제공한다. 비슷한 영어 단어를 듣고, 자신이 들은 쪽을 고른 뒤, 바로 피드백을 확인한다.
목표는 발음 이론을 외우는 것도, 한 번에 발음을 바꾸는 것도 아니다. 먼저 귀가 영어에서 뜻을 가르는 소리 차이를 천천히 듣게 하는 것이다.
Soundwise에서 이 소리 차이를 연습하기자주 묻는 질문
두 단어는 첫소리 하나만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운데 /aɪ/와 끝의 /t/는 같고, 실제로 갈라지는 것은 첫소리 /r/과 /l/입니다. 한국어에는 ㄹ이 하나뿐이라 /r/과 /l/을 별개의 음소로 나누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두 소리가 비슷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light를 말할 때는 혀끝이 윗잇몸에 잠깐 닿았다가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right를 말할 때는 혀끝이 앞쪽에 닿지 않고, 혀가 약간 뒤로 물러나며 가운데로 공기가 흐릅니다.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라 혀의 위치입니다.
먼저 right와 light를 나란히 놓고 첫소리에 집중해 듣습니다. 그다음 한 단어를 듣고 right인지 light인지 판단한 뒤, 바로 피드백을 확인합니다. 많이 들을수록 두 소리는 조금씩 갈라집니다.
철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r과 l은 적는 방식이 다르지만, 진짜 다른 곳은 혀가 입안에서 지나가는 한 자리입니다. 귀가 그 위치와 공기의 차이를 알아채도록 익히는 것이 핵심입니다.